가지고 있던 2015년형 맥북 프로를 팔았습니다. 몇주 전부터 가지고 있는 맥북을 팔아야겠다고 결심하고 지인들에게 "나 맥북 팔까?" 하면 열에 아홉은 그럴 이유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아니, 그보다도 맥북만한 퀄리티를 보여주는 윈도우 노트북이 있는지 되려 묻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실 2013년에 HP 파빌리온 G6라는 윈도우 노트북을 사용해본 필자는 윈도우 노트북에 그리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진 않았습니다. 툭하면 팬 소음 돌고, 하드디스크라 조금만 충격이 가해져도 블루스크린이 떴으며 막판에는 45만원 주고 메인보드까지 통째로 교체하고 난 뒤 윈도우 노트북에 신뢰를 완전히 잃었어요.


맥북을 들이고 만족하면서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프리미어 프로 & 에프터 이펙트가 써보고 싶었고 코딩 작업할때 유용한 Notepad++를 노트북에서 돌리고 싶었습니다. 옛날의 윈도우 노트북을 생각하고 구매한 델 XPS 13 9360. 과연 저에게는 어떤 인상이었을까요?



#윈도우로_다시_이사오기


맥북을 $750에 처분했던 터라 그 정도 가격 선에서 노트북을 구해야만 했습니다. eBay를 폭풍 검색하던 도중, 개인 셀러가 신품급 델 XPS 13 9360 (i7 8세대) 모델을 단돈 $850에 내놓은걸 보고 바로 구매 결정을 내렸습니다.


*델 XPS를 리퍼 상품으로 구매하면 이 박스에 담겨 배송받는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렸던 델 XPS가 도착했습니다. 신품급이라더니, 박스까지 그대로 보내줄이야. 판매자의 세심한 배려에 은근히 감동했습니다. 


*박스를 열면 맨 처음 보여지는 어댑터. 맥북 충전기처럼 작고 가볍다.


윈도우 노트북들의 단점 중 하나가 바로 말도 안되게 큰 어댑터였습니다. 들고 다니기도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노트북 가방에 넣으면 가방이 빵빵해지는게 정말 싫었습니다.


하지만 델 XPS의 충전기는 맥북 충전기 못지 않게 작고 가벼워요. 다만 충전 포트가 최신 노트북에 맞지 않게 DC어댑터 (O모양)라는 점은 참 아쉽습니다. 신형에서라도 이 부분은 고쳐주세요.


*Dell 워런티 연장 가이드. 한국 사용자분들은 필히 읽기 바란다.


저는 미국에 살고 있고, 또 운 좋게도 판매자가 구매한 Premium Support를 1년간 사용할 수 있게 됬으나, 왠만한 대형 셀러에게서 구매하면 1년 일반 워런티만 적용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한국에서 사용하시는 분들께서는 반드시 Dell Premium Support를 구매하셔서 소유권을 한국으로 옮겨 오셔야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수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4~5만원 들여서 A/S 연장하는게 한국에서 100만원 가까이 더 주고 정발된 노트북을 구매하는것보다 싸게 먹힌답니다^^ 


*박스에서 드디어 노트북을 꺼낸다. 아! 설레라.


델 XPS를 꺼내들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3~4년 사이에 윈도우 노트북의 품질이 이렇게나 발전했다니. 어떻게 이렇게나 발전할 수 있었는지, 윈도우 노트북들이 이렇게 좋았는지 세삼 재평가하게 됩니다.


외관에 맥북 라인업처럼 알루미늄 유니바디를 채택해서 견고하고 열 전도가 빠르며 보기에도 좋습니다.


*델 로고. 의외로 예쁘다.


아버지가 어릴 적 쓰시던 두꺼운 델 노트북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쓰시던 노트북을 보고 컴퓨터에 반해 미친 듯이 컴퓨터 분야를 파기 시작했는데, 이젠 고등학생이 된 필자가 델 노트북을 다시 사용하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노트북 오른쪽. 스피커와 SD카드 슬롯, USB-A, 켄싱턴 락 구멍.


노트북 오른쪽에는 한쪽 스피커와 SD카드를 꽂는 슬롯, USB-A 타입 구멍과 켄싱턴 락 구멍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신형 델 XPS 13 9370 모델부터는 USB-C 타입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구매하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USB 포트가 그래도 있는게 편하다 하신다면 무조건 델 XPS 13 9360이나 이전 모델로 구매하셔야 합니다.


*왼쪽. 배터리 잔량 표시등이 탑재된 점이 인상깊다.


노트북 왼쪽 면에는 충전을 위한 DC Input 단자와 USB-C 포트, USB-A 포트, 이어폰 단자, 그리고 배터리 잔량을 표시해주는 표시등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버튼을 누르면 배터리 잔량이 표시되는데 굳이 필요한가 싶으면서도 막상 써보면 상당히 편리하더라구요.


*하단부는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다.


하단부는 오히려 맥북보다도 실용적이며 깔끔합니다. 모든 인증 마크과 시리얼 넘버들을 XPS 로고 밑으로 숨겨 중앙에 있는 판떼기(?)를 열면 작게 보여지게끔 설계했고, 고무 또한 양 모서리에 해놓는게 아닌 노트북을 가로지르게 되어 있어 미끄러운 작업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문은 설정하면서 터치 스크린 만져본다고 조금 묻었다.


노트북을 열면 "우와" 합니다. 카본 소재의 트랙패드 부분과 13.3인치 QHD+ 베젤리스 디스플레이는 정말 그야말로 감동입니다.


*중앙 델 로고.


개인적인 취향이고 전혀 중요치는 않지만, 맥북처럼 중앙에 쌩뚱맞게 MacBook Pro라고 써놓는거보다 델 로고를 보는게 훨씬 더 깔끔합니다.


*키보드는 합격.


키보드를 잠깐 쳐봤습니다. 이건 마치 맥북의 신형 Butterfly 방식의 키보드와 일반 노트북들의 깊은 키감 그 사이에 있는 키보드에요. 이전에 사용하던 15년식 맥북 프로와 비교하면 훨씬 만족스러운 키보드입니다. 처음에는 이상할지 몰라도 익숙해지기 쉽고 한번 손에 익으면 벗어나기 힘든 키보드입니다.


*트랙패드 만져보고 놀랐다. "이게 델이라고?"


트랙패드 또한 맥북처럼 부들부들한 소재가 들어가 있고 Windows Precision Touch가 적용되어 맥북처럼 다양한 제스쳐가 지원됩니다. 특히 Microsoft Edge 브라우저에서 뒤로가기 제스쳐가 지원되는건 정말 큰 메리트에요.


*QHD+ 해상도는 정말이지 헤어날 수 없겠다.


화면은 정말 언제 봐도 간지납니다. 터치 스크린 + 베젤리스 + 고릴라 글라스 탑재 + QHD 해상도 = 기절. 해상도 높은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필자는 죽어납니다 ㅋㅋ



*델 XPS 13 9360,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옵션.


제 노트북은 델 XPS 13 9360 모델 중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풀옵션입니다. i7 8550U 프로세서와 256GB SSD가 탑재되어 있어요. 시중에 팔리는 많은 리퍼 상품들은 7세대 CPU를 탑재했지만 제 노트북은 8세대랍니다.


*조금 써봐도 이렇게 만족스럽다니.


한 30분 만져봤을때 이렇게 만족스러우면 얼마나 좋은 노트북이라는건지, 정말 잘 샀구나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진짜 잘 샀다!




*포스팅을 마무리하면서.


델 XPS 13 9360을 간단히 살펴보면서 느낀 점은 '작은 고추가 맵다'에요. 사이즈로만 보면 11인치 크롬북처럼 생겼는데,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동급 노트북 중에서는 거의 최고 수준의 빌드 퀄리티와 만족감을 선사하니 아주 마음에 듭니다.


자세히 써보고 상세 리뷰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리_및_평점


제품명 : 델 XPS 13 9360 (Dell XPS 13 9360 Laptop)

가격 : 필자 구매가 $850, 시중가 $1399


장점 : 맥북 못지않은 완성도와 품질, 감동적인 디스플레이와 트랙패드

단점 : 국내 정발 가격 정책은 안드로메다 수준, 발열 & 고주파 이슈


구매 추천도 : ★ 5/5 "별 다섯개는 리뷰에서도 쉽게 바뀌지 않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