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gabyte Force K83 키보드.


아마존에서 또 샀습니다. 집에서는 커세어 STRAFE 적축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학교 방송국에 사무실(?) 공간이 마련되면서 제 자리에 놓을 키보드 하나가 필요하게 되서 구매했어요.


원래는 방송국 예산으로 결제가 되어야 했는데 주문 담당하는 쪽에서 하나만 주문하는 바람에 저한테는 아무것도 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제 사비를 들여 구매해야 했는데 또 제가 사용하는 키보드를 구매하자니 너무 비싸서 고민되던 찰나, 한때 가성비 기계식 키보드로 유명했던 기가바이트 K83 키보드가 떠오르더라구요. 4만원대에 체리 적축 키보드를 사용해볼 수 있다니 인기가 없을 수 없었겠죠. 그래서 저도 하나 구매해봤습니다.




멤브레인 키보드보다 저렴하잖아!


체리 적축 스위치가 탑재되어 있다.


이 키보드의 가장 큰 셀링 포인트는 뭐니뭐니 해도 체리 적축 스위치의 탑재죠. 멤브레인 키보드 가격에 체리 적축 스위치가 탑재되어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실제로 눌러보면 다른 적축 스위치들과 느낌이 아주 살짝 다르긴 한데, 그래도 얼추 비슷한 느낌이 나긴 합니다.


그래도 들어갈 건 다 들어갔다.


아무리 저렴해도 들어갈 건 다 들어가 있어요! 다양한 핫키들을 지원하는 Fn 키들부터 Windows 키 잠금 버튼, 그리고 바닥 부분에 고무 받침까지. 없는 거 없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럼 그렇지, 기가바이트 제품인데 기본기는 튼실히 해내야죠. 이름값은 제대로 해줍니다.


사용 설명서와 키보드.


뭐 저렴한 키보드답게 스폰지나 고급 천으로 둘러쌓여 있지는 않습니다. 싸구려 비닐봉지에 담겨져 있습니다. 솔직히 비싼 키보드 뜯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근데 뭐 어때요, 허세어처럼 비싼 키보드 산 것도 아니고.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사용 설명서가 한글로도 되어 있네요? 찾아보니 한국 총판에서 69,00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었군요. 아마존에선 $39, 한국에선 7만원! 에헤라디야, 한국 프리미엄에 한번 뒷목잡고 갑니다. 아 참, 키 캡은 알파벳만 각인되어 있습니다! 혹시라도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적어봅니다.


QC는 좋은 편이 아닌가 보네.


어라? 새 제품에 왠 먼지가 끼어 있나 봤더니 도장 까짐이었습니다. 이런.. 매직 같은걸로 칠하면 티 안날 거 같기는 한데, 그래도 뭔가 짜증나고 불편한 구석이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당장 급하게 써야 했던 제품이기에 반품 한번 못해보고 그냥 넘어갔는데, 좀 짜증나요.


이런걸로 아마존에 지X하기 싫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교환 받아야 했어.. 졘쟝..


키캡 자체는 별로, 키감은 독특.


키캡 자체는 그닥 만족스럽진 않아요. 커세어 키보드 쓰다 넘어가서 그런가? 커세어 STRAFE는 잘 가공된 제품이라면 요 제품은 그냥 생 플라스틱을 두드리는 느낌이에요. 사용하다 보니 어느정도 적응은 되었는데, '이걸 추천할만 한가'를 따져보면 글쎄요.. 차라리 몇 만원 더 보태서 커세어 STRAFE를 가는 편이 나아 보입니다.


근데 또 키감 자체는 아주 좋아요. 다른 적축 키보드들이 100% 오리지날 유기농 오렌지 주스라면 기가바이트 K83은 '50% 과즙 첨가된' 오렌지 주스 정도 될 거 같아요. 저렴하단 의미도 있지만, 청축과 적축이 짬뽕된 느낌이라서 그런데, 생각보다 이 느낌이 쓰면 쓸수록 나쁘진 않습니다. 오히려 청축의 장점과 적축의 장점을 골고루 섞어놓은 느낌이라 되려 아주 만족스러웠답니다. 물론 오리지널 적축을 생각하신 분들이라면 '어? 이게 뭐지?' 하실 수도 있을 거 같네요.




마무리하며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아이유.. 아니아니 기가바이트 K83 키보드!


솔직히 이걸 누구에게나 추천하기에는 좀 애매한 면이 있긴 합니다. $39.99에 20달러 정도만 더 보태면 아마존에서 리퍼 상태에 판매되고 있는 커세어 STRAFE 적축 키보드를 구매할 수 있거든요. 근데 커세어 STRAFE 키보드를 차라리 2만원 돈 더 주고 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어 보여요. 커세어 답게 완성도 면에서 큰 차이를 보여주고, 키감 또한 매우 큰 차이를 보여주거든요. 추후 리뷰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지만, 이걸 적극적으로 권할 거냐? 음.. 가성비 자체는 인정하지만 딱 거기까지에요.


다만, 저처럼 한푼이라도 저렴하게 기계식 키보드를 쓰고 싶다 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강추드립니다. 한 푼이 아까운 상황이라거나, 서브로 굴릴 키보드가 필요하다면 이건 정말 Must-go 에요. 다른 사무용 키보드랑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데 적축 키보드를 쓸 수 있다? Why not? 무조건 질러야죠!


일단 평가는 보류할게요. 리뷰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