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의 미 라인업은 샤오미의 주력 플래그십 라인업이지만 동시에 그간 가장 외면받아왔던 라인업임에도 틀림없습니다.

 

사실 미8에 와서야 사정이 좀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미6까지만 해도 어중간한 스펙과 가격에 똥망(?) 수준의 카메라가 합쳐져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죠. 미5는 인기야 있었지만 플래그십이라고 보긴 어려운 카메라 품질과 내구성 문제가 있었구요.

 

거기다 샤오미 핸드폰이라면 10만원 이상 주고 사지 않겠다는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한 몫을 하고 있긴 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긴 합니다, 샤오미가 보급형 라인업을 그만큼 잘 뽑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그러던 와중에 샤오미가 칼을 갈고 만든 샤오미 미8을 기억하시나요? 30만원대에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 845 프로세서와 쓸 만한 듀얼 카메라 조합으로 나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제품이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망하다 싶을 정도로 아이폰X와 너무나도 닮은 디자인과 때마침 등장한 포코폰의 팀킬 덕분에 성과가 좋아지긴 했지만 큰 한 방을 던지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샤오미 미9은 뭔가 달랐습니다. 메이저 제조사들 중 가장 먼저 스냅드래곤 855 프로세서를 탑재하는가 하면, 과감히 48MP 트리플 (3개의) 카메라와 물방울 노치와 더불어 전면 지문인식 센서까지 탑재해버린 진정한 플래그십을 만들어냈지 뭡니까!

 

그러면서도 가격은 50만원 아래를 계속 유지하고 있구요. 이 정도면 다른 리뷰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질러야 겠다 싶어 바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를 해버렸습니다. 며칠 전 대란 아닌 대란에 합류해 $420 정도로 최저가는 아니지만, 글로벌 버전 치고는 나름 저렴하게 구매한 편이지요.

 

악명 높은(?) Mi Global Store 판매자한테 구매하는 바람에 발송이 3일씩이나 지연되어 오늘에서야 받아본 샤오미 미9을 개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치 쑥쑥 커가는 아들을 보는 느낌이랄까"


Global Version이라고 써 있어야 진짜 글로벌롬.

이거 은근히 많이들 헷갈려 하시던데, '언락 글로벌롬'과 '미개봉 글로벌롬'은 어떻게 구분하냐면 요 빨간색 스티커로 구분하실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둘의 차이가 크진 않아요. 오히려 커스텀 롬을 자유롭게 설치하실 수 있기 때문에 미개봉 글로벌롬 제품보다는 언락 글로벌롬 제품을 많이들 구매하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가격도 언락 버전이 더 저렴할테니 말이죠!

 

그렇지만 저는 누가 제 기기를 먼저 만지는 느낌을 싫어하고 개봉기를 촬영해야 하는지라 미개봉 글로벌롬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저처럼 미개봉 제품을 구매하신거라면 저 빨간색 스티커를 꼭 확인하세요!

 

 

박스 포장이 엄청 세련되게 변경됐다.

박스 뒷면에는 듀얼심을 위한 두 개의 IMEI 코드와 간단한 스펙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제가 미9을 구매하게 된 네 가지 구매 포인트가 딱 써져 있군요. 48MP 트리플 카메라, 스냅드래곤 855, 20W 고속 충전, 그리고 전면 지문인식까지.

 

또 하나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샤오미가 (드디어) 박스 포장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는 점입니다! 사진상으로도 보이고 있지만 박스에 무지개색으로 그라데이션을 주고 상단에 숫자 9만 깔끔하게 배치하는 등 굉장히 공을 들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겠더군요.

 

박스 두께도 굉장히 두꺼워졌구요.

 

사실 이런 부분들이 저에게는 중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플래그십이라면 이런 사소한 점 하나하나까지 신경써야 하니까요. 더군다나 이번 샤오미 미9이 40만원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마지막 샤오미 플래그십이란 소리가 나올 정도로 고급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럴 때일수록 이런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신경써야죠!

 

 

박스를 열어보면 아직도 애플스러운.. 그래도 애썼다!

왜, 왜! 잘 가다가 꼭 이렇게 흐름을 꼭 깼어야 했어야.. 속이 후련했냐!

 

이건 제가 샤오미 제품군 개봉기를 하면서 늘 지적했던 내용이긴 합니다만, 박스를 열자마자 나오는 요 납작한 박스는 여전히 애플스럽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왜 하필 Designed by Xiaomi라고 적어놓는건데..! 이 정도면 대놓고 캘리포니아산 핸드폰을 표방한다는 느낌을 줄 수 밖에 없잖아요.

 

그래도 기존 제품들보다 구성품 박스 포장을 두껍게 만들고 그라데이션을 넣는 등 애쓴 흔적들 또한 보이긴 합니다. 나중에는 Designed by 이런거 말고 좋은 거 좀 써줘요, 샤오미 모토인 "Quality Product, Honest Price" 뭐 이런거 있잖아요?

 

 

애플스러운 박스를 열어보면 나오는 설명서와 케이스.

홍미노트5 이후로 기본 젤리 (TPU) 케이스를 기본으로 넣어주고 있습니다.

 

저 젤리 케이스는 기존에 홍미노트5에 들어갔던 케이스보단 기기를 꽉 잡아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몇 천원짜리 케이스들이 더 낫겠다 싶긴 합니다. 쫀쫀해지긴 했지만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저 설명서, 예전보다 구체적이고 유용해졌습니다. 한국어가 없기는 하지만 기존의 불친절한 '간단' 설명서보다는 훨씬 디테일해졌어요. 만일 미9이 지모비코리아를 통해 정식 발매된다면 해당 제품들을 구매하시면 한국어 설명서도 받아보실 수 있으실거라 생각됩니다. (생각보다 설명서 찾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구성품. 단촐하다.

뭐 구성품이 요 정도면 되지, 뭐가 더 필요한가요? 아직 샤오미가 이어폰까지 끼워줄 베짱(?)은 없나 봅니다. 핸드폰 본체와 충전기, 그리고 USB C타입 케이블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버전에는 중국판과 달리 27W 고속충전기가 아닌 10W 고속충전기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왜 이런 차별을 뒀는지는 모르겠는데, 뭐 무튼 이런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저는 얼마 전 구매한 USB C to C 충전기를 이용해 27W 충전을 이용할 예정이라 큰 문제는 없는데, 27W 고속충전을 100% 이용하시려면 전용 충전기를 구매하시는 게 좋은 방법일거에요. 물론 일반 퀵차지 3.0 수준의 충전기만 이용하셔도 충전은 충분히 빠를 거에요.

 

 

후면 유리는 말그대로 영롱하다.

후면에는 48+12+16MP 카메라가 들어가 있고 플래시, 그리고 샤오미 로고가 자리하고 있어요. 

 

뒷 유리는 정말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정말 영롱하거든요. 사실 블루나 보라색 계열처럼 그라데이션이 화려하게 들어간 색상이 아닌지라 느낌이 덜할 줄 알았는데, 첫 느낌은 ㅗㅜㅑ.. 감동 그 자체였죠.

 

물론 글라스라서 지문은 잘 묻습니다. 만져본지 한 세 시간 쯤 지났는데도 벌써부터 지문 범벅이네요. 그래도 어떻습니까, 디자인이 예쁘면 된거야!

 

 

트리플 카메라.

샤오미 핸드폰 최초로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되었죠. 메인 렌즈는 48MP 소니 IMX586 센서로 최신 센서를 탑재했습니다. 아직 이 센서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저도 써보진 않아서 평가를 하긴 어렵습니다만 이 센서 때문에 카메라가 매우 기대되기도 합니다.

 

12MP 보조 렌즈는 2배 광학줌을 맡고 있어요. 삼성 S5K3M5 센서로 최고의 스펙은 아니지만 그냥 줌 땡기는 것보단 광학 줌이 훨씬 이득이니까요.

 

세 번째 렌즈는 16MP 초광각 렌즈입니다. 소니 IMX481 센서에 117도 화각을 지원합니다. 사실 117도면 초광각에 속하지는 못하죠. 옛날에 LG G5가 135도까지 확보했던 걸 생각하면 그냥 일반적인 광곽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외에도 샤오미 미9에서는 달을 촬영할 수 있는 달 모드 (Moon Mode), 4K 60프레임 등이 들어가 있어요. EIS가 없다고 불만소리 하시는 분들 계시던데, 써보고 말씀하세요. 분명 EIS인데 영상 품질은 OIS + EIS 수준으로 매우 훌륭합니다. 짐벌 쓰는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요.

 

 

샤오미 AI / 구글 어시스턴트용 버튼.

좌측에는 (중국롬에서) 샤오미 AI, (글로벌롬에선) 구글 어시스턴트 인공지능 비서를 호출할 수 있는 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샤오미가 샤오아이 (자체 인공지능 비서) 확산에 기를 쓰고 있는 모습이네요.

 

딱히 이 버튼의 존재 이유는 없어 보이지만, 추후에 버튼을 맵핑해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지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우측엔 전원 버튼과 볼륨.

우측에는 전원 버튼과 볼륨버튼이 자리하고 있어요.

 

잠깐 써보면서 느낀 점은 이 버튼들 위치가 다소 높습니다! 하단 베젤이 상당히 얇다 보니까 요 버튼들이 비교적으로 위로 치우쳐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버튼이 있고 없고는 사용하면서 익숙해질 수 있다 쳐도 버튼의 위치는 익숙해지기 어려운데 말이죠.. 흠..

 

 

하단에는 스피커와 USB C타입 충전단자.

하단에는 스피커와 USB C타입 충전단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어라? 이젠 샤오미도 3.5mm 이어폰 단자 빼네? 네, 그렇습니다. 미 라인업에서는 언제부턴가 (소리소문 없이) 뺀 지 좀 됐습니다. 이어폰 단자가 없어요! 요즘은 그나마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보급 덕분에 불만이 덜하긴 합니다. 솔직히 QCY T1 Pro와 보스 QC35 II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유선 이어폰들은 거의 안 쓰고 있거든요.

 

다만 이어폰 단자를 희생한 대신 보상은 확실합니다. 스피커가 겁나 빵빵해요. 나중에 리뷰에서 다뤄보겠습니다만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그래, 잘 했다 샤오미.


고생했어, 샤오미.

막연한 팬심일 수도 있겠지만, 나름 오랜 기간 샤오미 제품들을 써오면서 샤오미 제품이 차츰차츰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온 저로써는 샤오미가 참 애썼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옛날에는 플래그십 흉내 좀 내보겠다고, CPU만 겨우겨우 고급형 받아와서 출시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최신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55을 누구보다 먼저 받아오고 100만원 대를 호가하는 핸드폰들 사이에서 카메라와 스펙, 품질 모든 면에서 지지 않고 오히려 앞서나간 부분까지 있으니까 말이죠. 특히 5~10W 무선 충전만 겨우겨우 지원하던 타 플래그십 기기들과 다르게 20W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거기에 (4월 12일 현재 기준) 주간롬으로 업데이트하면 한국에서도 VoLTE를 별다른 패치 없이 이용할 수 있고, 가까운 시일 안에 안정롬에서도 VoLTE를 사용할 수 있게 패치가 될 테니 VoLTE에 대한 걱정도 없구요.

 

하지만 가격은 타 플래그십에 비해 1/3 수준을 유지한다? 이건 가성비를 넘어서, 갓성비를 넘어서, 그냥 킹갓제네럴 핸드폰이에요. 그만큼 별 달리 표현하고 칭찬해줄 방법을 못 찾겠어요.

 

리뷰에서 어떻게 더 칭찬할 수 있을까 솔직히 걱정이 앞섭니다. 그만큼 잘 만든 핸드폰이고, 메인폰으로 쓰면 상당히 만족하실 만한 플래그십 핸드폰이에요.

 

저는 곧 리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샤오미 미9 Xiaomi Mi9

장점 : 말도 안되는 가성비, 스냅드래곤 855 탑재, 20W 무선 충전 등

단점 : 몰라요. 찾아볼게요.

 

총평 : 음.. 에라이 몰라요, 리뷰에서 정리해 드릴께요.

 

구매 링크 : https://qoo.tn/APR8QQ/Q127616818

 

(위 구매 링크에서 미9을 구매해주시면 저한테 쪼끔 들어와요. 재밌게 보셨다면 다른 리뷰도 해볼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