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하다하다 컴퓨터 부품까지 타오바오.


그렇다, 맨날 가성비만 쫓아오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보통 컴퓨터 시스템 팬은 하나에 만원에 육박한 제품들이 주로 판매되고 있지만 쿨링 성능보단 간지를 더 원하는 필자는 무조건 빨강색 LED가 들어오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싶었기에 타오바오에서 'LED가 탑재된' 시스템 팬을 검색하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발견한 aigo. ABKO 사의 제품과 같은 공장에서 OEM 방식으로 받아오는 브랜드라고 하는데, 그런 건 잘 모르겠고 그냥 최저가라서 구매했다. 이왕 사는거 브랜드 있는 걸로 하면 좋겠지만 극강의 오버클럭을 구성하지 않았고 (AMD 라이젠이라 못한거다.), 그렇다 보니 '몇 도라도 내려야겠다'는 욕심은 사그러들었다. 굳이 브랜드 있는걸로 비싼거 해야 하나? 그냥 지갑 사정에 맞는 걸로 구매하면 되는거지.




Aigo? 아이고? 아이고 부장님 깔깔.


멀쩡해 보이는 박스 디자인.


aigo 사의 시스템 쿨러, 그 박스다. 생각보다 꽤 깔끔한데? 어디 하나 모난 데 없이 멀쩡해 보인다. 이 정도면 허세어에게도 밀리지 않을 갬성이로군 껄껄.


박스 뒷면. 간단한 스펙이다.


박스 뒷면에는 간단한 스펙이 중국어로 적혀있다. 120mm 시스템 팬에 23.5dBA 정도의 소음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외에는 그닥 중요하지는 않으므로 생략. Hydro Bearing을 채택해서 이걸 엄청나게 자기네 사이트에 자랑해뒀던데, 사실 써보니 그런거 잘 모르겠다. 일반 시스템 팬과 큰 차이는 없음. 내구성에 차이는 존재할 지는 미지수.


내부 구성품 또한 설명서와 4개의 나사, 그리고 팬이 전부라 사진이 없다. 이 가격대에 단촐한 구성품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케이스 팬을 설치해보자


컴퓨터 케이스 전면부를 탈거하고 팬 장착.


우선 컴퓨터 케이스의 전면부를 탈거하고, 쿨러 선들은 뒤로 뺀 다음 조심스럽게 나사를 조여준다. 케이스 전면부를 탈거하는 게 조립 과정 중에서 가장 힘들다고 할 정도로 전면부 탈거가 너무 힘들었다. '케이스가 부러지진 않았을까' 조심스럽기까지 했다.


위 사진에서는 아직 나사를 다 조여주진 않았다. 위치를 얼추 맞춰준 다음에 살살 조여줘야 맞을 듯 했다. 서두를 필요 없으니 조심스레 작업한다.


전면부 팬 조립 완료.


12개의 나사를 이용하여 3개의 팬을 조여주면 작업은 끝난다. 필자가 사용하는 메인보드에 꽂을 수 있는 시스템 팬의 개수가 제한적이니 splitter를 구매하여 설치해줬다. 어지간한 메인보드에서는 케이스 팬을 여러 개 꽂기에는 애매한 경우가 발생하니 가능하면 splitter를 같이 구매해 설치해주는 것이 좋다. 타오바오에서 3천원 정도면 구매 가능하다.


후면 팬도 조립 완료!


후면도 조립 완료다. 싸구려틱해보이는 느낌이 없진 않아서 '감성이 중요한 케이스 팬인데 괜찮을까' 싶기도 했지만 결과는 나름 나쁘지 않다. aigo 스티커에 중국어가 붙어있긴 하지만 제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팬이 돌면 애초에 아무것도 읽어볼 수가 없어서 문제되지는 않는다.


다만 선을 어떻게 뺄지가 애매했다. 애초에 조립된 시스템에 케이스 팬을 설치한 것이라서 감쪽같이 선을 숨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밀어넣으니 눈으로 보기에 나쁘지는 않다.




장착, 장착, 그리고 간지?


장착 완료. 음.. 까리하군.


장착을 완료하고 케이스 전면부를 넣기 전에 찍은 샷이다. 키야.. 근래 쓴 돈 중에 가장 잘 쓴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진으로 보니 이 정도지, 실제로 보면 그야말로 간지다. 케이스 전면부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그저 개탄스러울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멍 사이로 새어 나오는 LED의 영롱함이란 표현할 수 없다. 대만족!


다만 2% 아쉽다.


다만 2% 아쉬운 부분은 바로 LED의 밝기다. 뭐 크게 거슬리거나 하지는 않는데, 예전에 친구 컴퓨터에 조립해 준 유명 브랜드의 시스템 팬보다는 밝기가 다소 어둡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냥 딱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직접적으로 비교할 때는 차이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 가격대에는 용서하고도 남을 옥의 티 수준이라 웃으며 넘겨 본다.



이렇게 3천원 짜리 시스템 팬을 설치해봤다. 컴중알 정도 되는 내가 볼 때에는 '시스템 팬이 중요하다'와 '어차피 의미 없다, LED 감성충들아' 하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는 시스템 팬은 구매하는 게 나아 보인다. 크게 쿨링 성능을 체감하진 못하더라도 시각적으로 만족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설치하지 않아도 문제는 없지만, 설치했을 때와 설치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는 극명하다.


해당 제품은 빨간색만 나오는 제품이지만 파란색만 나오는 팬도 있고, RGB가 번갈아가면서 나오는 제품도 있다. 그러니까 결론은 당장 구매들 하시라는 거다. 무게 자체는 무겁지 않고 배대지 가격도 비싼 편은 아니니 case fan splitter까지 구매한다면 배송료 뽕 뽑고도 남는다.


Aigo 오로라 LED 시스템 쿨러 / Aigo Aurora LED System Fan


장점 : 경쟁작 대비 저렴한 가격(이 사실 모든 걸 커버한다)

단점 : 살짝 싸구려틱해보임, 약간 아쉬운 LED 밝기


구매 가격 : 25.90 CNY (한화 약 4천원)

구매 링크 (타오바오)https://detail.tmall.com/item.htm?id=563600204064